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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시원한 여름 익어가는 사과 시골의 정취

시원한 여름 익어가는 사과 시골의 정취

이번해 여름은 그냥 서울에서 지낼까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휴가 날짜가 되어보니 아침 부터 땡볕 시작이라 도저히 집에 있을 상황이 아니더군요. 급하게 그냥 아무데나 한번 가보자 하는 심산으로 길을 나섰는데,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여행을 좋아라 하는 편이 아니라서 딱히 갈 곳이 없더군요. 그런 찰라에 지인이 좋다고 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보았답니다. 계곡도 있고, 산도 있어서 공기도 좋고, 시원하다고 하더라구요.

 

왠 호강이냐, 이렇게 좋은 곳이?

 

 

 

지인이 알려준 장소에 도착을 하고 보니, 기대를 안하고 본 탓인지 우와~ 하는 감탄사가 연발 나오더군요. 물놀이 하면 해수욕을 떠올렸던 필자로서는 계곡으로 놀러간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리만큼 어색했지만, 실상 본 자연의 멋스러움과 계곡이 주는 시원함에 매료가 되어 버렸답니다.

 

 

 

 

지역에 관계없이 일단 휴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아이들하고 같이 휴가를 가야 하는 입장에서 서울에서도 인파에 북적이는데 휴가지에서도 사람지옥의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계곡이라 하면 물이 엄청 깊거나 혹은 물이 너무 얼음장 같이 찰 수도 있는데, 적당히 아이들이 들어 갈 수 있는 깊이의 물에, 수온도 적당했답니다.

 

아이들은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이빙이며, 바위이끼를 이용한 미끄럼 타기 등을 연신 해대더군요. 아마 어른이였으면 지겹다하고 그만 두었을 것을 반복적으로 재미있다고 하는 것을 보니 참 재미있더군요.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금새 더위가 사그라 들고,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약간 추워지는 계곡입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갈 즈음까지 깔깔대고 놀더라구요.

 

 

올해 사과농사 풍년? 홍옥이 먹고 싶다?

 

 

 

지역적으로 볕이 좋은 시골이라 그런지 유난스레 사과 과수원이 많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서울 촌놈인 지라 이런 것에서는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과일 하면 그냥 주는 대로 맛있게 먹는 편이죠. 사과는 흔하게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맛있는 녀석을 구매해서 먹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사과밭에 들어서보니 이러 저리 주인께서 설명을 해줍니다. 사실 다 알아듣지 못해서 대충 사진의 있는 종자는 홍로인데, 달기가 좋은 종자다.

 

 

 

 

무척이나 큰 녀석들이 나무에 달려 있으니 나무 가지들이 버거워 하는듯 싶더군요. 넓직이 드리운 사과밭에는 이제 가을 햇빛을 기다리는 사과들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답니다. 정말 명절용으로 쓰일 만한 선물용 사과들이 있더군요. 맛을 보고 싶었지만, 지금 먹을 시기는 아오리 사과 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군데 군데, 붉은 기운을 내는 녀석들이 신기 해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홍옥이라는 사과를 너무 좋아하는데 요즈음은 구경하기 힘든 녀석이죠. 위 사진이 바로 홍옥이랍니다. 가을에 반짝 나와서 없어지는데,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보기가 힘들죠. 홍옥은 신맛과 단맛이 좋은데, 색깔이 참 이쁘게 빨갛게 익습니다. 나이든 분들 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할 맛이랍니다.

 

그렇게 구하기 힘든 홍옥사과들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네요. 쥔장께 이번 가을에 꼭 한박스 예약해 두라고 당부를 해두었답니다. 귀한 녀석 꼭 맛보고 싶다고 말이죠. 여름 햇살 뜸뿍 담아서 달콤 새콤 잘 익으라고 쓰다듬어 주었답니다.

 

 

 

 

 

 

그리 보기 힘든 홍옥

 

여기에 있었더냐?

 

 

 

 

 

태풍 잘 피하고 잘 익어서

 

서울에서 보자꾸나

 

 

 

정겨운 시골의 모습

 

 

 

 

 

잠시 이야기 했지만, 서울 촌놈인 필자의 경우 시골의 생활이 어떠한지 잘 모른답니다. 대충 미디어에서 떠드는 것을 주워 들은 것 뿐이죠. 과수원이며 텃밭을 가꾼다는 분의 설명을 들으니 참 일이 끊이질 않겠다 하는 느낌이 팍 들더군요. 아시다 시피 요즈음 시골엔 젊은 사람은 없고, 다 노인들 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시골의 풍경이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다 사람 손길이 필요한 것들이더군요.

 

 

 

드넓은 사과밭을 쥔장 두분이서 관리하면서 밭농사도 짓고, 텃밭도 관리하고, 하루 종일 일하고 먹고 하다가 보면 한해가 간다고 그러시네요. 이렇게 많은 손길이 들어간 시골이기에 그만큼 정겨운 정취를 뿜어내며 서울 촌놈을 맞아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아직 폭염으로 에어컨 없이는 못살겠다 하는 서울의 푸념과 다르게 사과가 익어가는 시골에서는 여유와 시원함이 있더군요. 물론 낮의 햇살은 무척이나 뜨겁지만, 금새 식어 저녁이면 금새 시원해지는 그런 여름 더위랄까요? 떨어진 밤송이만 보아온 촌놈에게 시골은 이런 선물을 또 보여 주네요. 올해에는 밤송이를 한번 주으러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 그런 생각이 드는 여름 휴가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