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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끄적끄적 ] 내 것인 것들에 대한 그리움...

[끄적끄적] 내 것인 것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움 

 

 

두고 온 것들이 빛나는 때가 있다

빛나는 때를 위해 소금을 뿌리며

우리는 이 저녁을 떠돌고 있는가

사방을 둘러보아도

등불 하나 켜든 이 보이지 않고

등불 뒤에 속삭이며 밤을 지키는

발자 소리 들리지 않는다.

 

 

 

 

잊혀진 목소리가 살아나는 때가 있다

잊혀진 한 목소리 잊혀진 다른 목소리의 끝을 찾아

목 메이게 부르짖다 잦아드는 때가 있다

잦아드는 외마 소리를 찾아 칼날 세우고

우리는 이 새벽길 숨가쁘게 넘고 있는가

하늘 올려보아도

함께 어둠 지새던 별 하나 눈뜨지 않는다

 

그래도 두고 온 것들은 빛나는가

빛을 뿜으면서 한번은 되살아나는가

우리가 뿌린 소금들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

오던 길 환히 비춰주고 있으니

 

 

이시영 시집 <만월> 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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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공감'의 힘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면 시는 '위로'가

되어 읽는 이를 다독인다.

시의 언어와 은유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좋다.

시가 나를 그저 짐작하고 위로했듯이 나도 가만히 시를

짐작하고 위로받으면 된다.

그것이 시의 위력이다.

그때의 내가 시를 통해 견디어냈듯 지금도 무언가 위로받고

싶은 기분이 들 때면 책장을 뒤져 아무 시집이나 한 권

꺼내어 무작정 읽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마음은 힘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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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그리워 하세요.

그리움의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조금씩 추스려보세요.

지금이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았던 그리움을 위로해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