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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떨어지는 국제유가, 하지만 국내 기름값은 그대로? 왜?

떨어지는 국제유가, 하지만 국내 기름값은 그대로? 왜?

 

최근 국제유가에 대한 행보가 만만치 않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이루어진 생산량 감축 합의가 실패하면서 그동안 국제유가의 심리적 리미트 였던 배럴 당 40달러선 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매번 국제유가의 하락에 대한 뉴스는 보이는데, 정작 주유소에 가서 보면 그닥 변화가 없는 것이 바로 국내 기름값, 국제유가가 떨어지는데, 국내 기름값은 왜 그대로인지 잠시 살펴볼까 합니다.

 

 

 

떨어지는 국제유가 왜?

 

현재 국제유가 떨어질 이유가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가격하락이 이루어 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계적인 과잉 공급에서 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니 사실상 가격적인 경쟁이 이루어질리가 없는 것이죠. 올해를 기준으로 세계 원유 수요를 보면, 하루 평균으로 9,400만 배럴, 하지만 공급되는 양은 9,570만 배럴로 수요보다 공급이 앞지르게 된 것입니다.

 

특히나 미국의 셰일 오일이 생산량을 엄청나게 올리는 바람에 이전에는 석유 수입국 이였지만, 이제는 수출국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OECD 국가에서 이전에 석유를 바탕으로한 독점적인 지위는 이제 의미가 없어진 것. 셰일 오일에 대항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물량 정책을 피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경쟁으로 인한 유가 하락은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면, 국내 기름값은 안떨어져?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당연히 국내 기름값도 떨어져야 이치가 맞는 부분이지만, 항상 그렇듯이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반영되는 시기나 기간이 무척 빠른 반면, 국제유가의 하락에 국내 기름값이 변동하는 정도는 체감으로나 실제로도 무척 더딘 것이 사실입니다.

통계를 살펴보니 작년의 12월과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국제유가을 비교해 보니 66 달러에서 38달러로 42%나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일기간 동안 국내 기름값을 살펴보니 리터(ℓ)당 1,698원에서 1,450원으로 14%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0%와 14%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나 논란이 되는 부분은 기름값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세금 때문입니다.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한번 보면 뜨악 할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기름값에 세금이 60%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터(ℓ)당 1,456원 이라고 가정할 때의 각종 비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리터당 1456원

원유 수입가

447원

정유사 이익

130원

정부세금

세금(유류세 및 관세등)

878원

관세 : 약 26원/ℓ(국제석유제품 관세율 :3%)

판매부과금 : 35원/ℓ

교통세 : 529원/ℓ(475원에 탄력세율 11.37%)

교육세 : 97.35원/ℓ(교통세의 15%)

주행세 : 137.54원/ℓ(교통세의 26%)

부가세 : 10%

 


리터(ℓ)당 1,456원일 경우 정부의 세금으로 나가는 비용은 약 878원 절반이상이 세금으로 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국제원유가 많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국내 기름값에 대한 영향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웃긴 부분은 이 900원에 가까운 세금이 국제유가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의미는 국제유가가 30달러 이하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국내 기름값은 정부세금 900 + 알파가 된다는 것이죠.

 

정부의 세금 이외에도 기름값의 상승이나 하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는데요, 유독 올라갈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늦는 느낌이 드는 것을 정유업계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의 등락보다 원유를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휘발유ㆍ경유)의 국제시장 가격변화에 더 영향을 받는합니다. 휘발유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과 연동된되는데, 원유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나 경유 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 국내 기름값도 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죠.

 

국제유가 하락 어떤 영향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나쁠 이유는 없습니다. 기름값이 싸진다면, 차량유지비나, 난방비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박수를 쳐야 하겠죠. 국가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러가지 산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우선 중동시장에 파견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국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시장 자체가 위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정유업계도 지속적으로 변동이 되는 국제유가를 좋아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속되는 변동성으로 인해 생산된 제품의 재고가 늘어나게 되면 손실이 클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선업계에는 석유시추시설 수주에 대한 급감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고 합니다.

 

사실 요즈음 예전 보다 기름값이 싸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기름값에 대한 세금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세금들이 제대로 사용이 된다면 나름 복지 차원이나 정책에 의미를 두겠지만, 여러가지로 씁쓸함이 남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겠죠. 국제유가 하락이 환영할 바는 아닐 지라도, 하락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이득은 국가가 아닌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